타우러스 기반 한국형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개발
신뢰성과 최소한의 개발 일정 보장
KF-21의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이하 '장공지') 개발 방안으로 제안되고 있는 KEPD 350K-2 개발, 일명 타우러스(TAURUS)-2 공동 개발안의 가장 큰 장점은 프로그램 스케쥴을 단축하고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제로 베이스에서 장공지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완성되어 있는 KEPD 350K 타우러스 공대지 크루즈 미사일을 기반으로 최소한의 재설계로 타우러스-2를 개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KF-21에 통합되는 장공지 기본 요구 제원을 충족하면서 동시에 최대 사거리는 현재 11 전투비행단에 배치되어 있는 KEPD 350K 타우러스 미사일의 그것보다 더욱 길게 만들기 위한 재설계 소요를 최소화하기 위한 설계 방법에 대한 연구가 시행되어 타우러스-2는 기존의 타우러스 시스템의 고체 연료 모듈 일부를 제거하여 중량을 감소시키고, 연료 모듈 일부를 제거하면서 최대 사거리는 유지하기 위해서 A/R(Aspect Ratio)등 날개 제원을 다시 산출하여 날개를 재설계하는 방법이 강구되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타우러스 미사일이 모듈화된 시스템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타우러스 시스템을 구성하는 개별 모듈 대부분은 제작 업체에서 후속군수지원 프로그램을 위해서 운용하는 정비 시설이 아니라 야전의 운용부대에서 직접 제거, 교체, 정비를 할 수 있는 LRU(Linear Replacement Unit)이다. 타우러스는 30분 안에 야전 부대(비행단)에서 LRU들을 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이는 타우러스를 설계할 당시 독일 공군 요구 사항이기도 하였다.
이처럼 모듈화된 시스템으로 설계되어 교체가 용이한 모듈들로 구성된 타우러스에서 다수의 연료 모듈 중 일부를 제거하여 중량을 감소시키는 것은 추가 재설계 소요 발생이 적기 때문에 설계 소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이미 신뢰성이 보장된 체계(타우러스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의 신뢰성을 보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합리적인 개발 방안이 아닐 수 없다.
체계 내부에 다수 배치되어 있는 고체 연료 모듈 일부를 제거해도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날개의 면적과 A/R을 확대하고 이에 맞게 날개의 에어포일(airfoil) 제원을 새롭게 산출함으로써 최대 사거리가 600km 전후에 달하는 타우러스 미사일의 그것과 비슷한 수준의 최대 사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이 정도의 국부적인 재설계는 제로 베이스에서부터 새롭게 국산 징공지를 개발하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이 적은 수준의 재설계 소요이다.
그러므로 모든 것을 새롭게 개발하여 검증해야 하는 장공지 신규 개발 방안보다 이미 모든 요소의 신뢰성이 검증된 타우러스 기반으로 타우러스-2를 개발하여 타우러스에 적용이 되어 있는 요소들(예 : 지능형 PIMPF 신관이 통합된 MEPHISTO 탄두, Tri-Tec 항법, 적외선 영상 기반 ATR 기능 등)을 상당 부분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 더욱 신뢰성이 우수한 것이다. 그리고 각종 검증을 위해 필요한 테스트 일정을 최소화하여 신속한 전력화와 부대 배치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공동 개발을 통한 시너지 창출과 수출 시장 개척
타우러스-2 개발 방안의 상대적으로 더욱 높은 신뢰성을 보장하는 또 다른 중요한 장점은 이미 장공지를 성공적으로 개발하여 한국과 독일 등에 대량 납품을 한 바 있는 타우러스 시스템즈(Taurus Systems GmbH)와 공동 개발을 한다는 점이다.
한국 방산제품 중 항공기에서 투하되는 유도 무기로 개발된 것은 500 파운드(lbs) 중량 항공탄약(MK.82)에 결합되는 무동력 GPS 유도 키트인 KGGB가 유일하다. KGGB는 임무 계획 자료로 항공기의 KGGB 사격 지점 좌표와 고도, 표적 좌표만 필요한 반면 타우러스 미사일과 같은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은 임무계획자료에 다수의 스티어링(steering) 포인트가 통합되고, 각개 중간 도달 지점의 DSMAC(Digital Scene-Mapping Area Correlator) 전용 디지털 영상 데이터와 TERCOM(Terrain Contour Matching) 자료, 각 스티어링 포인트의 좌표 등 이른바 Tri-Tec 유도에 필요한 자료와 종말유도단계에서 적외선(IR) 영상 기반 ATA(Automatic Target Acquisition) 또는 ATR(Automatic Target Recognition)이 작동하기 위한 표적 패턴 자료, 구체적인 비행 profile 등도 임무 계획에 포함되어 타우러스의 임무 컴퓨터에 업로드가 되어야 한다.
MBDA의 출자로 설립된 타우러스 시스템즈와 공동으로 이미 신뢰성이 확보되어 있는 티우러스를 기반으로 타우러스-2를 개발함으로써 장공지 개발 분야에서 부족한 경험과 기술을 보완함으로써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사업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형 타우러스 미사일인 KEPD 350K는 독일군이 보유한 KEPD 350보다 좀 더 개선된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서 KEPD 350에는 Tri-Tec 유도에 사용되는 EGI(Embedded GPS/INS)의 GPS 위성 추적체계에 연동되어 있는 L 밴드(주파수 : 1GHz ~ 2GHz) 항재밍 시스템으로 Gem IV가 통합되어 있지만 한국 공군이 도입한 KEPD 350K에는 Gem IV보다 성능이 향상된 시스템인 IGAS(Integrated GPS Anti-Jam System)가 대신 통합되었다.
최근 국내에서도 한화 시스템 등에서 각종 항재밍 GPS 시스템을 설계, 제작하고 있으며 Navcours등 항법 체계 관련 중소 업체들이 한화 시스템 등에서 설계하여 최종 체계 통합을 하는 GPS 항재밍 체계의 L 밴드 안테나 등 핵심 구성 요소를 납품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에서 설계, 제작하는 항재밍 GPS 수신 체계 등을 타우러스 시스템과 국내 방위산업체가 공동으로 개발하는 타우러스-2에 통합하는 등 각종 국산 구성품을 타우러스-2에 도입하는 것을 사업 추진 전략에 통합함으로써 향후 국내 업체들의 참여 여지를 확대할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공동 개발을 통해서 한국형 유도탄으로 거듭나는 새로운 타우러스 유도탄(타우러스-2)을 세계적인 방위산업체 중 하나인 MBDA와 SAAB가 공동으로 출자하여 설립한 타우러스 시스템즈의 시장 인지도와 개척력을 활용하여 함께 해외 수출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적은 프로그램 비용
이처럼 이미 개발이 완료되어 한국 공군과 독일 공군, 스페인 공군 등에서 운용하면서 검증된 시스템인 타우러스를 기반으로 타우러스-2를 개발하는 것은 개발 소요가 장공지를 제로 베이스에서 신규 개발하는 것보다 더욱 적기 때문에 개발에 투자되는 비용이 더욱 적다. 그러므로 프로그램 비용(program cost)가 타우러스-2 공동 개발 방안의 장점이다.
타우러스-2의 프로그램 비용을 더욱 절감할 수 있는 다른 요인은 타우러스-2의 운용에 필요한 프로그램 전반의 구성 요소들을 신규 개발, 도입을 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타우러스-2의 경우 임무 계획 수립 도구와 각종 정비와 테스트 도구 등은 기존의 11 전투비행단에서 사용하는 타우러스 시스템의 그것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기존의 11 전투 비행단에서 사용하는 타우러스 미사일의 임무 계획 도구를 사용하여 타우러스-2가 항공기(KF-21)에 탑재되기 전에 장입되는 임무 계획을 수립, 작성하고 이를 시뮬레이션으로 검증을 한 후에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서 최종 임무 계획을 완성하는 작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타우러스-2를 한국형 장공지로 개발하게 되면 프로그램 비용에서 임무계획도구와 각종 정비 체계 등을 도입하기 위한 비용을 절감하게 되어 저렴한 프로그램 비용으로 전력화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중공지 미사일 개발사업과 통합
타우러스-2 개발안이 비용 절감 측면에서 더욱 유리한 또 다른 이유는 타우러스-2를 공동 개발하여 KF-21과 함께 FA-50에도 통합함으로써 장공지 사업과 중공지 사업을 통합할 수 있다는 점이다.
FA-50에 통합되는 중거리 공대지 미사일, 즉 중공지 개발 사업은 KF-21에 통합될 한국형 장공지 개발과 별도의 사업이다.
타우러스 시스템에서는 KEPD 350을 경량화한 KEPD 350K-2 개발 방법을 구상하면서 KEPD 350K-2를 FA-50에도 탑재할 수 있는 경량화된 유도탄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고 한다.
FA-50은 보조연료탱크가 탑재되는 날개 인보드 스테이션(3번, 5번 스테이션)과 동체 센터라인 스테이션(4번 스테이션)의 페이로드 한계는 2,250 파운드(lbs)이며, 아웃 보드 스테이션의 페이로드 한계는 1,500 파운드이다. 날개 인보드 스테이션에 유도탄을 탑재하려면 유도탄 자체 중량에 결속 장치 중량이 더해진 값이 2,250 이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타우러스-2의 개발 방안(내부 고체연료 모듈 일부를 제거하고 날개 제원 다시 산출하여 재설계)대로 개발하여 중량이 3,000 파운드가 넘는 타우러스 미사일을 기반으로 약 2,000 파운드 가량으로 경량화된 타우러스-2를 완성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로 상이한 두 가지 프로그램(장공지, 중공지)을 동시에 시행하는 것보다 단일 프로그램(타우러스 기반 경량 장공지 개발)으로 두 가지 소요를 모두 충족하는 것이 소요 비용이 더욱 적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MEPHISTO 탄두와 Tri-Tec
F-15K에 탑재되는 KEPD 350K 타우러스 공대지 미사일이 가장 깊은 전략 종심에 위치하며 구조 강조가 큰 견고한 구조물 내부에 위치한 고가치 HDBT(Hard and Deeply Buried Target)를 타격하는 ATO(Air Tasking Order)를 하달받아서 수행하는 무기체계인 것처럼 KF-21에 통합될 장공지를 사용하기 위한 ATO에 적재되는 표적 역시 대부분 종심의 HDBT일 것이다.
이는 북한 영내에서 깊은 종심에 위치한 전략적인 고가치 표적 대부분이 HDBT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것이라고 하겠다.
타우러스 미사일이 HDBT 타격에 최적화된 유도탄으로 평가받는 것은 지능형 디지털 신관인 PIMPF(Programmable Intelligent Multi-Purpose Fuze)가 통합된 MEPHISTO(Multi-Effect Penetrator Highly Sophisticated and Targeted Optimised) 탄두, 그리고 정확한 탄착이 가능한 정밀한 유도 때문이다.
타우러스가 표적에 탄착하면서 MEPHISTO의 선두 탄두가 기폭하면서 후속 탄두가 진입할 통로를 열게 된다. MEPHISTO 탄두의 선두 탄두가 기폭하는 순간에 발생하는 열과 압력이 선두 탄두의 만곡 방향과 반대 방향에 집중되며, 탄두 기폭으로 발생하는 메탈 제트가 관통력을 더욱 증대하면서 관통력이 큰 형상(폭에 비해서 길이가 크고 탄두 첨단 부분이 뾰족한 형상)으로 설계된 후속 탄두가 HDBT 내부로 진입하게 된다.
타우러스의 임무 계획 수립 단계에서 PIMPF가 기폭하는 지하 층으로 사전 세팅한 층에 후속 탄두가 도달하는 순간 PIMPF가 탄두를 기폭시키면서 구조 강도가 큰 견고한 구조물 내부에 위치한 표적을 완파하고 구조물을 붕괴시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구조물 내부로 침투하는 후속 탄두가 지하 층들을 관통할 때마다 PIMPF가 관통된 층을 단 하나도 놓치지 않고 정확하게 카운트하여 마침내 탄두가 임무 계획에 세팅된 층에 도달하는 순간 탄두를 기폭시키는 것이 요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가혹한 조건에서 정밀하게 디지털 작동을 하는 프로그래머블(programmable)한 탄두를 설계하여 정확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것은 난이도가 매우 높은 개발 과제이다. 그리고 디지털 신관이 정확하게 기계획된 지하층에서 탄두를 작동시키는 것은 신뢰성의 문제로서 다수의 시험 평가를 통해서 다양한 조건에서 검증하고 문제를 탐지하여 원인을 찾아내고 수정하는 작업을 거쳐서 완성해야 한다.
타우러스-2는 이미 완성되어서 한국과 독일 등에서 시행된 다수의 시험 평가를 통해서 신뢰성이 확보된 MEPHISTO 탄두를 사용함으로써 추가 투자 없이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탄두에 결합된 디지털 지능형 신관의 신뢰성은 기계획 ATO에 적재되어 있는 핵심 전략 표적을 완파하여 한국의 초기 피해를 배제 또는 최소화하고 전략 목표 달성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는 것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다.
Tri-Tec 유도
타우러스 미사일에 도입된 Tri-Tec 유도 체계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타우러스-2 공동 개발의 장점이다. 심지어 북한조차 GPS 재밍 장치를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GPS 교란 대응은 유도탄의 성공적인 운용에 필수적인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타우러스는 IGAS와 같은 항재밍 GPS 수신 체계(다수의 L 밴드 수신 안테나의 신호 수신 위상차 등을 활용하여 도래 신호의 3차원 도래 방위를 산출, 실제 GPS 신호를 식별하고 다른 신호들은 제거)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이마저도 무력화되는 상황에 처해도 임무 계획에 반영되는 다수의 참조점(reference point)의 디지털 영상 데이터와 그리드(grid) 단위의 전파 고도 데이터와 해발 고도 데이터를 타우러스가 자체 전파 고도계와 IR 영상 센서를 활용하여 생성한 자료와 대조하여 유도탄의 위치와 기계획 profile의 이격을 산출하고 보정함으로써 GPS가 무력화되고 심지어 AHRS(Attitude and Heading Reference Systems)까지 고장나는 상황이 되어도 타우러스를 정밀하게 표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
EGI 기반 항법(관성항법과 위성추적항법)과 IBN(Image Based Navigation), TRN(Terrain Reference Navigation)을 유도탄의 임무 컴퓨터에서 통합적으로 작동하여 유도탄의 비행을 제어하는 Tri-Tec 유도를 활용하여 관성항법장치와 GPS가 작동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정확하게 타우러스를 표적에 유도하는 테스트가 성공적으로 완료된 바 있으며, 임무 계획에 반영된 참조점을 무려 20여개를 타우러스가 일부러 놓치도록 세팅한 후에도 결국 표적에 명중하도록 하는 테스트도 성공적으로 완수된 바 있다.
[디펜스투데이]